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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회 전북연극제

기간

2013-04-12~2013-04-12

시간

19:30(90분)

장소

연지홀

가격

일반 15,000원 학생 10,000원

주최

전북연극협회

문의

063)277-7440

공연소개



작품명 : 959-7번지 (김정숙 작․연출)
▶ 연출의도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서서히 입 꼬리가 올라간다, 그리고 웃는다.”
아주 예전 그러니까 내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그 예전의 어느 날, 억척스럽기만 한 엄마의 힘으로, 그랬다 그건 순전히 엄마의 힘이었다. 처음 우리 집이라는 게 생겼었다. 큰 방 두 개에, 작은 방 두 개 그리고 마루까지 그리고 넓은 마당에 텃밭까지 있는 그런 우리 집이 생겼었다. 그때부터 아빠는 바빠졌다. 늘 술을 드시고, 밤늦은 시각 거나하게 취해 들어와 곤히 자고 있는 우리들을 깨워, 요즘 사는 이야기며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찬 포부를 밝히시던 아빠가, 매일같이 쓸고 닦고, 쓸고 닦고, 또 쓸고 닦고, 마치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다는 듯이 한동안 아빠의 집안 가꾸기는 계속됐었다. 물론 그리 오래 가진 않았지만 그때만큼 아빠가 대견스러워 보인 적도 없었다.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신 후 점점 흉가처럼 변해가는 그 집을 보면서 그제야 비로소 그 집에서 느껴졌던 온기는 아빠가 그토록 채우려 했던 미안함이었다는 것을......
그 집을 뒤로 하고 온 가족이 이사 가던 날, 엄마는 한참을 큰 방에서 나오지 못하셨다. 여기저기 보고 또 보고 그리고 또 살피고, 그 집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들을 한꺼번에 정리하려니 꾀나 힘이 드셨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살짝 돌아보는 엄마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아마도 지난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엄마의 눈을 자극했나 보다. 그리고 지금도 그 동네 아주머니들하고 화투치러 간다는 핑계를 대며 그 집을 잊지 못해 찾곤 하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엄마가 잊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 처음 돈을 모아 장만하신 그 집일까 아니면 그 집에서 25년을 살면서 있었던 일들을 잊지 못하시는 것일까?....피식 웃음이 난다. 그까짓 꺼 따져 물어 뭐하겠는가, 이미 그 집은 허물어져 그럴싸한 공원이 되었고 그 집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어부지리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한 포장이 되어 버린 것을. 그랬다, 엄마는 그 추억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사라진 집과 사라진 이야기가 추억이 되어 엄마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었다.

“959-7번지”에 사는 사람들, 그들은 가족이다.
찌그락, 짜그락, 와장창, 우당탕탕, 늘 시끄럽고 요란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세월을 먹고 추억이란 놈으로 되새김질 된다. 그 되새김질은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그때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959-7번지” 의 마지막 장면이 그러 하듯이...
“959-7번지”의 가족이 되어준 “지인, 광용, 혜영, 호영, 자연, 빛나, 승석” 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그대들이 만들어준 가족은 나에게 있어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줬다고 마치 “959-7번지” 가 주었던 추억처럼.......

▶ 작품줄거리
“959-7번지” 그 집사람들 이야기
영순는 일찍이 남편을 잃고 혼자 몸으로 다섯이나 되는 자식들을 키웠다. 일주일 후면 그녀의 칠순. 영순은 자식들에게 일을 크게 벌이지 말고 그냥 식구들 끼리 밥이나 한끼 먹자고 말은 했지만 내심 자식들이 말이 싫진 않다. 그리고 칠순 기념으로 가족사진 찍는 날, 입이 귀에 걸려 도통 내려올 줄 모르는 그녀와는 달리 자식들은 마치 오기 싫은 듯 얼굴에는 잔뜩 인상을 쓰며 사진관으로 온다. 각자의 힘겨운 삶에 찌든 듯 얼굴에 불편함이 가득한 자식들과는 달리 영순은 마냥 기쁘기 그지없다. 그들의 상반된 표정이 가족사진으로 남는다. 
칠순잔치 날짜가 다가올수록 영순의 기대감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 자식들 간의 신경전 또한 극에 달한다. 칠순 잔치 날,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자식들을 기다리며 영순은 마지막으로 남편의 사진을 보며 이야기 한다. 영순은 다섯 자식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가며 그들에 대한 미안함과 부모로 변변치 못함을 이야기 하며 운다. 그리고 환한 미소로 자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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