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동남풍의 사물놀이
§ PROGRAM §
1. 비나리 (타악연주 동남풍)
'비나리'는 사물의 가락 위에 축원과 고사덕담의 내용을 담은 노래를 얹어 부르는 것인데 제의성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이 비나리는 사물놀이의 공연에서 맨 앞에 놓여진다. 비나리로서 공연의 문을 열어서 오신 모든 분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비나리를 하기 전에 '문(門)굿'을 침으로서 사물잽이들이 왔음을 알리고 문굿이라는 통과의례를 통해 그 안의 사람들과 비로소 같은 공간의 기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문굿은 북의 점고소리로 시작하여 사물이 한바탕 어우러진 뒤 상쇠가 문안에 대고 이렇게 외친다.
'덩덕궁'가락으로 그 문을 지나고 객석을 지나 무대에 올라서는 지신을 누른 뒤 비나리를 시작하는 것이다. 비나리에는 창세내력과 살풀이, 액풀이, 축원덕담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2. 삼도설장고가락 (타악연주 동남풍)
'삼도설장고가락'은 과거 경기·충청도의 중부지방과 호남, 그리고 영남지방 등 삼도(三道)에서 명성을 날리던 장고의 명인들의 가락을 모아 놓은 것이다. 삼도설장고가락은 '다스름-굿거리-덩덕궁-동살풀이-휘모리'의 순서로 되어 있어 마치 산조가 다스름 이후의 장단을 느린 것부터 빠른 것으로 늘어놓은 것과 같은 형식을 가지고 있다. 원래의 설장고놀이는 장고에 능한 상장고 같은 이가 혼자 나와서 서서 장고를 치면서 여러 가지 춤사위나 자기만의 독특한 버슴새 등을 보여주는 식인데, 삼도설장고가락은 연주자가 앉아서 연주하며 설장고의 놀이성보다는 음악적인 면이 강조가 된다.
3. 삼도농악가락 (타악연주 동남풍)
삼도농악가락 역시 삼도의 대표적인 풍물굿 가락을 모아 앉은반의 형태로 연주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물놀이'하면 떠올리는 사물놀이의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 삼도농악가락은 사물놀이의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영남농악', '웃다리풍물', '호남우도굿'으로 따로 따로 나뉘어져서 연주되었었지만 그 뒤에 이 셋을 한데 엮어지게 되었다. 삼도설장고가락이 장고를 통해서 연주자의 기량과 음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삼도농악가락은 꽹과리, 징, 장고, 북의 사물을 가지고 우리의 가락 속에 잠재되어 있는 음양의 원리와 자연의 이치를 수많은 세월을 통해 학습하고 다져온 깊고 넓은 호흡으로 동그랗게 떠 올려 감고 감아가며 쌓아서 혹은 오므리고 혹은 부풀리며 한데 어우러진다. 이러한 삼도농악가락의 장단 짜임새는 '호남우도굿(점고 - 경술 - 오채질굿 - 좌질굿 - 우질굿 - 굿거리풍류 - 양산도 - 덩덕궁) - 영남농악(별달거리) - 웃다리풍물(짝쇠)'의 순으로 되어있다.
4. 태평무
명무 명고였던 한성준 옹이 경기도 당굿에서 행하여진 무악, 무무의 정수를 한데 엮어 독립된 춤으로 체계화시켰으며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춤이다. 특히 장단의 다양성과 여러 형태의 발 디딤새 섬세하고 우아하며 절도 있는 손놀림은 다른 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멋이라 할 수 있다.
5. 판굿 (타악연주 동남풍)
비나리는 제의성이 강하고 삼도설장고가락과 삼도농악가락은 음악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면 '판굿'은 놀이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판굿에서 사물잽이들은 머리에는 상모를 쓰고 사물을 손에 들거나 몸에 메거나 하여 발로는 땅을 딛어 박차고 머리로는 하늘을 휘젓고 손으로는 사물을 울리어 듣는 이의 몸과 마음을 뒤흔든다. 그것을 위해 사물잽이들은 끝없는 신명과 터질 듯한 몸짓으로 온 몸과 마음을 내 던진다. 자기가 치고 있는 가락에 얹힌 발딛음과 상모의 사위가 하나가 되어서 다른 잽이의 그것과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보고 듣는 이와 더욱 크게 하나가 되어 천 지 인(天 地 人) 모두를 아우를 수 있으니 실로 사물놀이의 백미(白媚)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