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심/수/봉 세/레/나/데 '어느 멋진 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설레는 단어, One Fin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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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분은 1996년 마이클 호프만 감독의 동명 영화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멋진 미소를 가진 조지 클루니와 고혹적인 미쉘 파이퍼가 아기자기한 감정의 변화를 잘 표현한 <어느 멋진 날>은 볼 때마다 잔잔한 미소를 짓게 되는 영화. 일상이란 그렇게 아무 기대 없이 흘러가거나, 정신 없이 달려가는 전쟁과 같다. 그러다 마주친 단 하루의 멋진 날은, 두고두고 기억하며 일상을 살아나갈 힘을 만들어준다. 추억의 힘은 그렇게 아름답다.
여기 2005년 일년을 보내며 두고두고 추억하게 할 아름다운 무대가 있다. 심수봉. 그녀가 들려주는 노래들은 당신에게 기억할만한 '어느 멋진 날'을 선사할 것이다.
심수봉, 대한민국 가요사를 수놓은 가장 독특한 별자리
심수봉이란 이름 석 자를 보면,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녀만의 감칠맛 목소리가 먼저 생각난다. 연배 있는 분들은 그녀를 트롯 가수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활보하는 대학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전통가요 가수를 뽑으라면 망설임 없이 심수봉을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옛 것을 추억하며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며 자신의 음악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가수도 역시 심수봉이다.
1970년 후반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여자 가수 중 가장 폭넓은 사랑을 받는 여가수도 단연 심수봉. 한마디로 심수봉은 대한민국 가요사에서 가장 독특하며 가장 폭넓게 자기만의 위치를 공고히 한 보기 드문 가수다.
「 아이보릿빛 그랜드피아노 앞에서 하늘색 원피스를 곱게 입은 스물 셋의 심수봉. 관현악단과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자 사람들의 눈과 귀는 그녀를 향했다.」 1978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그때 그 사람'은 심사위원에게 너무 전문가의 느낌이 난다는 평가를 받아 입상하지 못했으나 시대를 가로질러 가장 대중적인 명곡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이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무궁화' '미워요' '비나리' '백만송이 장미'와 같은 명곡으로 우리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심수봉은 특별한 이력의 뮤지션이다. 미군 무대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기도 했고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도 갖추고 있다. 음악에 대한 남다른 재능은 그녀가 우리나라 가요사에 몇 안 되는 여성 싱어 송 라이터라는 점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1979년 '그 때 그 사람'이 담긴 데뷔 음반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양대 방송사의 신인가수상과 10대 가수상을 그녀에게 안겨주었지만 10·26(?)이라는 정치현장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5년 동안 방송출연을 금지 당했다. 그 후 그녀의 운명을 지배한 것은 고통과 고독과의 투쟁이었다. 그리고 고독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그녀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향기였다. 시대의 암울한 터널과 이랑에도 쓰러지지 않고 결국은 일상은 감성 속에 굳게 자리 잡아 버린 이 아름다운 여인에게 우리는 잠식되고 매혹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
마치 프랑스의 국민가수 에디트 삐아프처럼 끊임없는 창작과 시대의 고통을 이겨내고 여전히 비범하고 신비로움을 간직하면서 심수봉과 그녀의 음악은 대중에게 그렇게 자리 잡았다.
그래서 그녀의 위치는 그녀만의 음색만큼이나 특별하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평범하지 않고, 모든 연령대에서 좋아할 만큼 폭이 넓은 음악세계를 가지고 있다. 대학가의 낭만을 떠올릴 때도, 잘 숙성된 매력의 전통가요를 부르고 싶을 때도, 낯설지 않되 이국적인 느낌을 원할 때도 언제나 그녀가 나타난다.
신나는 노래에도 작은 슬픔이 묻어나고, 다른 이들이 치부할만한 것도 고상한 색깔을 입히는 심수봉만의 에너지. 이런 복합적인 감정의 표현은 그녀가 진정 마음을 다하여 평생을 노래해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의 노래에는 두고두고 느낄만한 것이 담겨있기에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이리라.
그녀의 나이는 이제 지천명이다.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심수봉 그녀의 음악적 실력을 논하기 이전에 그녀가 읊조리는 소리 그 자체의 미학은 넓고 깊다. 음색은 가수의 컬러이며 창법은 가수가 사는 법이다. 가창자로서 그녀의 곡 해석은 특별하다. 가냘프고 다정한 가운데 그윽한 기품이 있고, 유연하게 노래의 고개를 넘을 때마다 고혹적인 자태를 풍긴다. 심수봉의 소리는 결핍을 채운다는 어느 작가의 말은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지는 표현이다.
바로 이러한 심수봉만의 매력을 화려하게 펼쳐 보일 콘서트가 2005년 3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선보인다.
4년만의 10집 '사랑이 시가 되어', 그리고 데뷔 25주년...
특히 이번 공연에 앞서, 1월 말에 발매된 10집 '꽃'은 실력과 감각을 겸비한 최고의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박근태와 함께 작업하여 신곡과 함께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한국의 에디뜨 삐아프라는 말이 무색하리라 예상되는 이런 변화는 그녀의 내부에서 흘러나온 아티스트적인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싱어 송 라이터 출신답게 항상 자신의 음악세계를 갈고 닦으며 새로운 영감을 찾아 도전하는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예술적 욕망으로 들끓는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홀연 뉴욕으로 떠났고 그곳에서 재즈를 만났다. 자유롭고, 치열하게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며 새로운 가능성과 더 깊어진 자신만의 음악을 만났다. 이번 신보와 연말 무대에서는 이전의 심수봉은 물론, 변화의 한가운데 놓인 심수봉의 새로운 모습들이 더해져 그 만족도가 훨씬 높을 것이다.
대한민국 가요사를 독특하게 수놓은 심수봉이라는 별자리.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도 언제나 새롭게 반짝이는 것이 경이롭다.
'심수봉' 프로필
78 '제 2회 MBC 대학가요제' 자작곡 '그 때 그사람'으로 입상
79 '그때 그사람' 첫 독집 음반발매 빅 히트 기록
KBS 신인가수상, MBC 최고 인기 10대 가수상 수상
81 제 5공화국 출범이후 10, 26사태로 인한 방송출연 금지
82 영화 '장한몽'출연
83 드라마 주제곡(순자의 겨울)작사, 작곡
당시 곡 제목 금지령으로 '올 가을엔 사랑하꺼야'로 변경
84 방송출연 금지 조치 해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음반 발표
85 '무궁화' 음반 발표
86 '사랑밖에 난 몰라' 음반 발표
88 '미워요' 음반 발표
91 '우리는 타인' 음반 발표
93~95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심수봉의 트롯트 가요앨범' DJ
94 '비나리' 등 음반 발표, 자서전 '사랑밖엔 난 몰라' 출판
97 '백만송이 장미'수록 골든베스트 음반 발표
99 '아, 나그네' 음반 발표
00 MBC 주최 악극 '아버님 전상서' 출연
01 '사랑했던 사람아' 음반 발표
05 '개여울' '이별없는 사랑' 음반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