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소개
벨레차 정기연주회
◆ Program Notes
E. Grieg Piano Sonata in E minor op.7
(에드바르 그리그 피아노 소나타 마단조 작품번호 7)
그리그는 수많은 피아노용 작품을 작곡했지만 소나타는 이 e단조의 한 작품으로 그쳤다.
피아노 협주곡도 단 한 곡 뿐이며, 모두 20세 때의 젊은 시대의 작품이라는 것이 흥미 깊다.
제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마단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소나타 형식을 기초로 하고 있으나 상당히 자유롭게 취급되고 있다.
첫머리의 e단조로 개시되는 것이 제1주제로서 잠시 후 병행조인 G장조의 제2주제가 연주
되나, 저음에는 언제나 딸림음이 울리고 있는데다가 즉시 다른 음조로 바뀌어 버려서
안정감이 없다. 얼마 안가서 역시 G장조의 경과 주제를 거쳐 전개부가 시작되고 제1주제를
소재로 하면서 기복(굴곡)을 이룬다.
재현부에서는 양 주제가 모두 전과 같은 조이지만 다루는 방법이 바뀌어져 있다.
이후에 경과 주제도 모습을 나타내지만, 제 1주제에 따른 힘찬 코다로 끝난다.
F. Mendelssohn Variations Serieuses in d minor Op.54
(펠릭스 멘델스존 엄격변주곡 라단조 작품번호 54)
이곡은 멘델스존(1809~1847)의 후기 작품 중 가장 비중 있는 곡 중의 하나로 1841년에 완성,
1842년에 발표되었다. 곡명이 엄격변주곡이라고 해서 딱딱하여 화려하거나 정성이 결여된
것이 결코 아니며, 코랄을 연상케 하는, 엄숙하면서도내면적인 깊이를 느끼게 하면서도
변주가 거듭되면서 매우 다양한 변화로 발전되고, 격한 감정까지도 제한받지 않으며 열정적인
결정에 도달하는 곡이다.
변주형식으로는 대위법적으로 쓰여진 테마, Var.1, 2, 10, 13, 경쾌한 스타카토의 기교를 보여주는
Var.3, 4, 싱코페이션에 의한 양손의 교차 진행 Var.5, 11, 코드의 도약구절 Var.6 그 외의
Var.7, 8, 9, 12, 16, 17은 음악적으로 매우 효과적이며 이들은 Var.10(Fugato), 14의 조용한 변주곡등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다양한 변화와 화합이 작품의 우수성을 보여주며
연주자의 음악적, 기교적 역량을 발휘하기에 손색이 없다.
C. Debussy Petite Suite for Piano, 4 Hands L.65
(클로드 드뷔시 네 손을 위한 작은 모음곡)
작은 모음곡은 상쾌한 젊음의 서정이 베토벤에서부터 바그너, 브람스에 이리는 독일 낭만파의
무거운 감상과는 분명히 다른 감수성의 지평선을 이미 걷기 시작하고 있음을 명백하게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제1곡 <조각배로> 는 말하자면 바르카롤(뱃노래)로 안단티노, 6/8박자, G장조
분산화음 위에 다정하게 흔들리는 선율이 아름답다. 중간부 D장조는 더욱 율동적이 된다.
제2곡 <행렬>은 모데라토, 4/4박자, E장조.
3도 병진행의 주악상 ``사슴 가죽의 옷을 입은 원숭이의 첫 출현/깡충깡충 뛰어간다.
중간부의 스케르짠도는 싱코페이션의 리듬으로 주부에 대한 효과적인 대조를 보인다.
``여신의 노출된 토르소에서/튀어나온 풍만한 보물``로 비유.
S. Prokofiev Piano Sonata No.3 in A minor Op.28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3번 가단조 작품번호 28)
단일 악장으로 구성된 이 제3번 소나타는 제4번과 함께 새로운 개작 과정을 거친 작품으로
여기에``옛 노트에서``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원곡은 1907년에 작곡되었고 그 개작으로 탄생된 이 작품은 1917년에 이루어진 것인데 이
10여년의 기간 동안 프로코피에프는 이미 러시아에서 스트라빈스키 다음 가는 신진 작곡가로
성장해 있었다.
그런만큼 작품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 주체는 원곡에서나 신작에서나
별반 차이나는 것이 없지만 후자에서는 원곡과 비교해볼 때 전개부와 재현부가 상당히 변형
되어 있고 전체적으로도 대위법적인 처리가 강하며 그 기법 역시 보다 세련되게 다루어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초연은 1918년 4월 프로코피에프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이루어졌었는데
러시아 음악계의 급진주의자들이 이 작품에 보낸 찬사는 대단했다고 한다.
소나타 형식.
첫머리에 2마디의 강한 연타가 놓이면서 이 곡 전체의 다이내미즘을 예고한다.
제1주제가 경쾌하게 제시되고 이것이 경과주제로 이어지며 눈부시게 움직인다.
이어서 곡은 모데라토로 바뀌어 짧은 패시지에 실린 러시아적인 제2주제가 등장한다.
전개부는 알레그로 템페스토소로 돌아와 제1주제 경과부의 주제요소를 중심으로 힘차게
전개되고 이것이 제2주제로 옮겨져 차분히 진행되는듯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당당한
악상을 이루며 급속한 진행. 호쾌한 다이내미즘을 선사한다.
재현부에서는 제1, 2주제가 등장하지 않고 경과부만이 재현되어 형식적으로 볼 때 변칙이나
프로코피에프가 의도적으로 곡의 긴장도를 높이기 위해 이같이 개작한 듯하다.
J. Brahms Klavierstücke Op.118
(요하네스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 작품번호 118)
이 곡은 1892년 브람스의 나이 59세 때 지은 그의 만년의 작품이다. 중년시절 갖가지 대작들을
작곡 완료하고 만년에 가서 또다시 피아노곡에 손을 댔다.
역시 그가 제일 좋아했던 피아노 악기에다 자기의 만년의 외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회상과
고독, 고뇌, 체념 등을 독백하는듯 조용하고도 뜻깊은 피아노 소품곡들을 내놓았다.
특히 Op.118번은 이러한 종류의 6개 소품들을 알맞게 안배하여 엮어 모은 마치 ‘피아노의
수필지와도 같은 영웅적이면서도 다소곳한 고차원의 곡이다.
제1곡 Intermezzo - Allegro non assai, ma molto appassionata
브람스는 청년 때부터 간주곡이라는 표제를 다른 뜻없이 자주 사용해왔다.
세도막형식의 곡으로 브람스 특유의 쓸쓸한 감정과 어두운 정열이 내포되어 있다.
제2곡 Intermezzo - Andante teneramente
온화하고 서정적인 무언가 스타일의 곡이다.
치밀하고 대위법 형식이 정리 된 교묘한 활동을 볼 수가 있다.
제3곡 Ballade - Allegro energico
작은 규모의 표시곡다운 세도막형식의 곡이다.
정력적이고 박진감이 있는 힘찬 면에 비해 중간부에서는 경쾌하고도 밝은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있어 인상적이다.
J. Brahms Waltz in A flat Major for Piano, 4 Hands op.39
(요하네스 브람스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왈츠 내림가장조 작품번호 39)
브람스는 피아노곡 중에서 가장 태평스런 것으로 동시에 헝가리 무곡과 더불어 가장 통속적
으로 알려진 명곡이다. 극히 단순하고 경쾌한 것으로 많은 묵직한 음악을 작곡한 북독일인
브람스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브람스는 이것을
1865년에 작곡했다. 그 3년 전에 비인으로 나가서 거기서 비인 특유의 밝고 낙천적인 공기를
호흡하고, 또한 명랑한 왈츠를 듣고 자기도 그러한 기분이 되어서 이 기쁘고 즐거운 곡을
작곡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피아노 4손용이었으나 플라베리 자매를 위하여 2손용으로 고친 것도 있고, 또 더욱
간이한 것으로 편곡한 2손용 곡도 있다. 브람스는 이 곡을 유명한 음악 비평가 한슬릭에게
바쳤다. 그 이유는 한슬릭이 브람스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이
사람이 피아노 4손용의 곡을 애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받은 한슬릭은 한슬릭다운
어조로 말했다.
"착실하고 과묵한 브람스, 순수한 슈만의 제자로서 북독일풍의 음악을 작곡하는 사람으로서,
프로테스탄트로서, 슈만처럼 비세속적인 사나이가 왈츠를 작곡했다."
실제로 이 곡은 브람스답지 않게 밝으며 부드러운 비인풍의 것이지만, 그러나 또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브람스답기도 하다. 그 이유는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의 화려한 왈츠처럼
빛나는 것도 아니고, 브람스답게 조심스러운 데가 있고 소극적인 것이며, 쇼팽의 것처럼 고상하며
점잖을 빼는 것이 아니고, 천진난만하며 담백하다. 굳이 말한다면 브람스도 고백했듯이 "슈베르트
다운 형태의 순진한 작은 왈츠"로서 그 대부분은 왈츠 이전의 왈츠라고도 할 옛 렌틀러의 자취를
보여 주고 있다. 브람스의 피아노곡중에 이것만큼 순진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
작곡의 시기는 1865년 겨울, 비인, 2손용 편곡도 동시에 이루어진 듯이 여겨진다. 1867년 3월 17일,
비인 레두텐잘에서 플라베리 자매가 초연하였으며, 1867년, 리터 비이더만에서 출판했다.
연주시간은 각 곡당 1분 전후.15번 왈츠는 전 곡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으로 가사를
붙여 노래로 불리기까지 하는 일도 적지 않다. 렌틀러와 같이 부드러우며 아름다운 맛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R. Schumann Fantasiestücke Op.12
(로베르트 슈만 환상소곡집 작품번호12)
이 곡은 슈만이 37세때인 1837년에 작곡한 명작이다, 그가 피아노곡에서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한
최초의 곡으로 어려운 기교가 요구된다, 그의 많은 작품중 잘 알려진 곡이다.
각 소품이 서로 다른 이채로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며 곡은 대체로 저녁 때 혹은 밤의 분위기에
지배되고 있다. 이 작품은 영국 태생인 피아니스트 안나 로베나 레이들라브에게 헌정 되었다
제1곡 Des Abends(저녁)
8분의 2박자의 지극히 내면적으로 연주하라는 지시가 붙어 있다, 조용히 스며드는 저녘때의
정서가 가볍게 묘사되고 있다.
제2곡 Aufschwung(비상)
8분의 6박자의 아주 빠르게 - 선율은 테너 부분에서 시작한다. 정열이 따르는 대로 음이 기복한다.
하늘을 날으는 양 젊은 정열이 고양하는 기분을 표현하였다.
제3곡 Warum?(어찌하여)
4분의 2박자 천천히 섬세하게- 느리고 우아하게 연주하는 곡인데 의심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젊은 사람의 회의적인 기분을 나타냈다.
제4곡 Grillen(내면성을 갈라놓은 듯한 변덕스러움)
4분의 3박자의 유머스러하게 하라는 지시가 붙어 있다. 리듬에 유의하여 스케르쪼적인 효과를 낸다.
제5곡 In der Nacht(밤에)
4분의 2박자의 정열적인 곡으로 조용한 밤 용솟음치는 열정의 폭풍우를 묘사했다.
J. Brahms Variations on a Theme by Paganini, Op. 35. Heft 2.
(요하네스 브람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작품번호 35)
이 곡의 주제는 바이올린의 거장 파가니니가 작곡한 무반주 독주용의 [24의 카프리치오] 작품 1의
마지막에 나오는 a단조 곡의 주제이다. 파가니니도 이것에 11개의 변주를 붙였으나 브람스는 28개의
변주곡을 작곡한 것이다. 브람스는 주제에 28개의 변주를 붙였으나 그것을 각각 14곡씩 2권으로
나누어 같은 주제를 각각 사용하고 마지막 변주는 양쪽 모두 피날레처럼 되어 있으므로 전부를
한번에 연주하기 보다는 따로따로 연주하는 것이 통례이다.1862-3년 사이에 작곡되었고 1865년
11월에 작곡자 자신에 의해 초연되었다. 주제는 널리 알려진대로 a단조의 선율로 12마디로 되어
있지만 처음 4마디와 다음 8마디를 각각 반복하게 되어 있어 전부 24마디가 된다. 브람스는 이 구성을
전체의 변주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마지막 변주에서만 확대시키고 있다. 이 변주곡은 피아노의
기교와 변주곡 기법의 모든 것이 총동원되고 있어 브람스의 기교의 정점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