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14.08.01(Fri)~2014.08.07(Thu)
시간
10:00~18:00
장소
기타 [3실, 4실]
연령
가격
무료
주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전북지회 미술분과
문의
010-9170-1833
전시취지
2014년은 전북민예총 10년, 동학1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전북민예총 지난 10년은 시대의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생명존중, 문화 다양성, 문화 평등주의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1894년 ‘그 날 이후’, 우리는 1백 20년 동안 표시되지 않은 역(驛)을 지나고 있다. 얼마나 더 가야 할까. 이대로 가면 숨 돌릴 간이역을 만날 수 있을까. 4·19와 5·18, 87년 민주항쟁, 전봉준, 김주열, 전태일, 이한열……. 열사들, 피울음들. 고난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진창과 흑암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사인여사천(事人如事天)- ‘사람 섬기기를 하늘 섬기듯 하라’.
전시 ‘명命’ 은 사인여천을 생각한다. 왜! 단 한 번도 성취될 수 없었는지, 주체적 삶을 영위하려는 당당한 소망, 꿈에서라도 놓을 수 없는 목표, 우리는 오늘‘명命’ 전시를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 ‘나의 현재’와 ‘나의 과거’가 만나려 한다, 120년 동안 지나쳐온 ‘명命’. 지금 여기 우리의 가슴속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명·청 교체기, 등거리 자주외교의 광해임금과 인조반정 이후 벌어진 대명(對明)사대주의의 기억은 4백 년 전 먼 이야기가 아니다. 명백히 미·중교체기인 지금, 송시열을 위시한 인조반정 서인세력과 다르지 않는 친미·친일 세력은 제2의 병자호란, 제2의 청일전쟁을 자초하려 한다. 입으로는 국격을 말하면서도 몸으로는 사대주의다. 경제부강, 세계화를 말하면서 국제 투기자본에게 나라의 곳간을 열었다. 이들이 국가에 사변이 나면 ‘가장 먼저 도망치는’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 선조(宣祖)가 그러했고, 이승만이 그랬다. 또한 ‘대한민국 해운社’ 세월호 선장이 그랬다.
권력자들은 충신을, 연약한 자를 ‘가장 먼저 친다.’ 선조에게 이순신은 “단 한 놈의 적의 목도 베지 못한 자, 단 한 곳의 적진도 함락시키지 못한 자.”였다. 자신만 건너고 한강대교를 폭파한 이승만에게 서울에 남겨진 사람은 ‘부역자’였으며, 3백여 명이 희생한 ‘세월호 침몰’ 유가족들은 ‘순수하지 못한 종북세력’ 이었다.
4백년의 역사를 한 궤로 확인시켜 준 우리시대의 ‘세월호 침몰’ 참극은 이렇듯 퇴행의 역사를 섬광처럼 보여주었다.
우리는 그들의 퇴행의 역사가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끝날도 멀지 않았음을 안다. 동학의 전봉준, 4·19의 김주열, 87년 이한열의 ‘기다림’이 전시‘명命’에서 만나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명命’은 박제화된 과거나 결박된 미래, 현실타협주의(status quo)적 현재’와 단호한 결별을 요구한다.
‘명命’은 ‘보편적 역사’라는 이름으로 균질하고 공허한 사실의 더미를 모으는데 급급한 역사의 스위치를 내리고자 한다.
‘명命’은 꽃들이 태양을 향하듯, 역사의 하늘에 발돋움하며 ‘과거와 현재의 만남’의 현장에 서성거릴 것이다.
‘명命’은 그곳, 가장 아픈 그곳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들 것이다. 이름 없는 자들의 꿈과 열망으로 밤하늘에 파편처럼 박혀 어둠을 밝힐 것이다.
우리는 ‘그 날 이후’ 1백20년 동안 표시되지 않은 역(驛)에 화답하며 나아갈 뿐이다.